[Where] 롤스로이스 보닛의 여신상은 어디로 숨나

 


[Where] 롤스로이스 보닛의 여신상은 어디로 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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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는 곳은 라디에이터 그릴 꼭대기 속
  • 2003년 팬텀부터 스프링 장치로 순간 하강
  • 목적은 보행자 보호와 도난 방지
  • 2022년 스펙터용으로 키 82.73mm 재설계

보닛 끝 은빛 여신은 손이 닿는 순간 사라진다. 그녀가 숨는 곳과 숨게 된 이유를 따라가 본다.

그릴 속 비밀 공간

롤스로이스 앞모습의 핵심은 신전 기둥처럼 선 직사각형 그릴이다. 여신은 그 신전 지붕 위에 서 있다가 지붕 속으로 몸을 감춘다.

정확히는 라디에이터를 감싼 금속 덮개 안쪽이다. 여신은 그 좁은 공간으로 순식간에 내려간다.

2003년 팬텀부터 받침 아래에 스프링 장치가 들어갔다. 어느 방향에서든 충격이 오면 여신을 즉시 끌어내린다.

실내 버튼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다. 차를 잠그면 내려가고, 잠금을 풀면 올라오게 할 수도 있다.

이 장치의 첫째 목적은 보행자 보호다. 금속 조각상이 꼿꼿이 서 있으면 사고 때 부상을 키울 수 있다.

둘째 목적은 도난 방지다. 비틀거나 잡아당기면 여신이 먼저 숨어 버려 손쉽게 떼어 가기 어렵다.

숨는 기술 덕분에 재질도 화려해졌다. 기본 스테인리스강 외에 24캐럿 금도금, 빛나는 크리스털을 고를 수 있다.

손가락을 입술에 댄 조각상

이야기는 1909년에 시작된다. 자동차 잡지 편집장 몬태규 경이 실버 고스트에 달 장식을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 친구가 조각가 찰스 사이크스다. 그는 몬태규 경의 비서 엘리너 손턴을 모델로 골랐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은 오래 숨겨 온 연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첫 조각상은 집게손가락을 입술에 댄 모습이었다.

작품 이름은 속삭임이었다. 연애편지 대신 금속에 비밀을 새긴 셈이다.

1910년 무렵 롤스로이스는 일부 오너가 품격 없는 장식을 다는 것을 걱정했다. 경영 책임자 클로드 존슨이 사이크스에게 공식 장식을 의뢰했다.

소리 없는 속도, 진동 없는 움직임, 신비롭게 길들인 거대한 힘. (클로드 존슨의 의뢰 문구 요약)

존슨은 루브르의 승리의 여신 니케를 떠올렸지만, 사이크스는 더 여성스러운 모습을 원했다고 전해진다.

입술의 손가락은 내려가고 두 팔은 뒤로 펼쳐졌다. 1911년 2월 6일, 여신은 롤스로이스의 지식재산으로 등록됐다.

정작 창업자 헨리 로이스는 여신이 시야를 가린다며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은에서 크롬으로, 무릎 꿇은 여신

처음 여신은 은도금이었다. 1914년부터 니켈이나 크롬 합금으로 바뀌었고, 도난 방지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1915년 12월 30일, 엘리너는 몬태규 경과 탄 페르시아호가 어뢰에 맞아 침몰하며 세상을 떠났다. 몬태규 경은 구조됐다.

엘리너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녀를 닮았다는 여신은 계속 세계의 도로를 달렸다.

1920년 파리의 마스코트 경연에서는 금도금 여신이 1등을 했다. 이후 금도금은 추가 비용을 내는 옵션이 됐다.

1934년 1월 26일에는 무릎 꿇은 여신이 나왔다. 차체가 낮아진 스포츠 세단에서 운전자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였다.

사이크스는 1939년까지 여신을 직접 만들고 다듬었다. 지금도 로스트 왁스 주조 후 손으로 마무리해 하나하나가 미세하게 다르다.

연도변화
1911정식 등록
1914합금으로 교체
1934무릎 꿇은 버전
2003자동 하강 장치
2022스펙터용 재설계

바람을 가르는 새 여신

2022년 2월 6일, 등록 111주년에 롤스로이스는 전기차 스펙터용 여신을 공개했다.

키는 100.01mm에서 82.73mm로 낮아졌다.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몸을 낮춘 자세다.

날개로 오해받던 옷자락도 더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었다. 그것은 날개가 아니라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이다.

새 여신은 컴퓨터 모델러가 디지털로 조각했다. 그래도 주조는 전통 방식이고, 마무리는 사람 손이 맡는다.

회사는 스펙터 초기 시제품의 공기저항계수가 0.26으로 역대 롤스로이스 중 가장 낮다고 밝혔다. 여신의 기여도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항목이전스펙터
키100.01mm82.73mm
자세두 발 모음한 발 앞
제작수작업 마감디지털 조각

영상에서 못다 한 이야기

여신은 세 번 숨었다. 1911년엔 연인의 비밀을, 2003년엔 자기 몸을, 2022년엔 바람 속에 몸을 숨겼다.

1911 손가락을 입술에
2003 그릴 속으로
  • 숨는 곳: 그릴 꼭대기 금속 덮개 속
  • 숨는 때: 충격, 버튼, 잠금
  • 숨는 이유: 보행자 보호와 도난 방지
  • 바뀐 이유: 시야, 공기역학, 시대 감각

엘리너가 모델이라는 이야기는 정황과 증언에 기댄 통설이다. 그 틈이 여신을 더 신비롭게 만든다.

결국 여신이 숨는 법을 배운 이유는 단순하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음에 롤스로이스를 보면 보닛 끝을 살펴보자. 여신이 없다면 지금 그릴 속에서 쉬는 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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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 이 글은 브랜드 공식 자료와 독립 기록을 함께 참고했으며, 모델 관련 내용 등 일부는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특정 브랜드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출처: Rolls-Royce Press Club(2022) / Wikipedia, Spirit of Ecstasy / Rolls-Royce, The Spirit of Ecs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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